살이 찌는 것도 걱정이지만 살이 안 쪄서 걱정인 사람들도 있다. 누구는 물만 먹어도 고무풍선처럼 불어나는데 누구는 혼자 2~3인분을 먹어도 생선가시처럼 말랐으니 불공평해도 너무 불공평하다.
살 찌는 것도 어려운 이유
살을 빼는 것이 어렵지만, 아무리 해도 살이 안 쪄서 속상하다는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살을 빼는 것보다 찌는 게 더 어려워 보이기도 하다.
오장육부가 조화를 이루어 건강하면, 우리 몸은 균형 있게 살이 좀 있고 체중에도 변동이 거의 없다. 그런데 살이 잘 안 찌는 것은 자신은 많이 먹는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먹는 양이 적기 때문이다. 설사 많이 먹어도 몸이 다 소화를 못 시켜 실질적으로 적게 먹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왜 소화를 못 시키는가 하니, 마른 사람들은 근육과 세포가 긴장되어 있어서 단단한 편이기 때문에 많이 먹어도 기혈 순환이 원활치 않아서 소화 흡수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기혈이 순조롭게 돌지 않으니 산이 적게 나와 먹기만 하면 막히든지 소화가 잘 안 되어서 살이 찌지 않게 되는 것이다. 마른 사람 중에는 산이 나오지 않아 입맛이 없어 식사 때가 됐는데도 배가 고프지 않으며, 늘 소화가 늦게 된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다.
살을 빼는 것보다 찌는 게 더 어려운 이유는 또 있다. 살 빼려고 안 먹으면 속은 편하기 때문에 큰 탈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살 찌려고 조금 더 먹었다가 여지없이 체하여 고생을 한다면 오히려 다른 병을 얻을 수 있다. 만약 위장과 대장이 약할 경우 소화불량이 생기거나 체해서 몇 끼를 못 먹고 도로 여위게 되는 수도 있다.
신맛과 고소한 맛으로 자연스럽게 살 찌우기
가장 무리 없이 자연스럽게 살 찌는 방법은 자기가 좋아하는 새콤하고 고소한 음식을 찾아 먹는 것이다. 신맛과 고소한 맛은 입맛을 돌게 하고 살이 늘어나게 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단맛과 매운맛이 고정하고 긴장하는 기운으로 세포를 오므리고 산이 덜 나오게 하는 작용을 하여 살을 빼준다면, 신맛과 고소한 맛은 그 반대로 작용해 살이 찌게 해준다.
단,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위장과 대장이 허약할 때 나오는 홍맥(脈 넓게 퍼진 느낌의 맥과 모맥(脈, 털처럼 힘이 없이 푹 퍼지는 느낌의 맥)이 크게 나오는 사람 중에 마른 사람이 더러 있다. 홍맥과 모맥이 나오는 사람은 신맛은 별로 당기지 않고 대신 달고 매운 음식(달고 매운 음식은 살이 빠지는 음식이다)이 입에 맞을 수 있다. 이런 사람이 살찌겠다고 신 것을 많이 먹으면 위장이 더 약해질 수 있으니 무리하지 않도록 한다.
● 입맛을 돋구고 소화를 돕는 식단
마른 사람이 살이 찌고자 한다면 하루 세끼 식사를 신맛 나는 음식으로 식단을 구성한다. 긴장된 근육과 세포를 부드럽게 하고 침이 생겨 입맛이 돌며 소화액이 잘 나오게 만드는 신맛 곡물로는 팥, 밀, 보리 등이 대표적이다.
가장 효과 좋은 음식으로 닭고기 야채 국물을 추천한다. 닭고기는 신맛의 작용이 강하여 입맛을 돌게 하고 살을 늘어나게 하여 푹 퍼지게 한다.
닭고깃국에 단맛 나는 곡물인 찹쌀과 매운맛의 마늘은 넣지 말고 감자, 당근, 양파, 파를 넣고 약간 짭짤하게 만들어 먹거나 따뜻하게 국물만이라도 자주 먹는다. 그러면 소화가 잘 되고 기운이 나며, 긴장된 근육과 세포가 부드러워지면서 살이 찌고 정신적으로도 느긋해진다. 그래서 삐쩍 마르고 신경이 예민한 사람에게 꼭 맞는 음식이다.
반찬은 시고 쓰고 짠 반찬을 주로 먹는다. 살찌는 음식으로 신맛이 좋으나 너무 신맛 일색으로 먹으면 오장육부의 균형상 조화가 깨진다. 반찬도 신 것만 먹을 수 없으니 살을 찌우는 데 상승작용을 하는 맛으로 쓴맛과 짠맛을 권한다. 쓴맛도 세포를 확장시키는 성질이 있고, 짠맛도 세포를 유연하게 하니 살을 찌우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달고 매운 반찬은 적게 먹도록 한다. 달거나 맵지 않게 만든 밀가루 음식도 좋으니 즐겨 먹으면 살이 오른다.
신맛의 차와 음료로는 레몬차, 유자차, 오미자차, 보리 미숫가루, 오렌지 주스, 사과 주스, 그리고 시고 떫은 요구르트를 따뜻하게 데워 자주 마신다.
간식을 할 경우는 다음 식사에 지장이 없도록 소화가 잘 되는 신맛의 차와 단맛이 적은 빵이나 크래커, 삶은 계란 한 개 정도가 좋다. 뱃속이 차가우면 소화가 늦으니 과일과 야채는 조금만 먹는다.
고무풍선은 소재가 부드러워서 공기를 불어 넣으면 넣는 대로 폭폭 불어난다. 그렇듯이 살찌는 것이 소원이라면 신 것을 많이 먹고 짠 것도 같이 먹어서 단단하게 긴장되어 있는 살을 부드럽게 하고 유들유들 탄력 있게 하면서 면적을 넓히면, 먹는 대로 살로 간다. 뻣뻣한 열무 줄기를 소금에 절이면 부들부들해지듯이 우리 몸도 짜게 먹으면 세포와 근육이 유연해지고, 피의 농도를 맞추느라 물을 많이 마시게 되므로 몸에 물기가 돌면서 기혈 순환이 잘 이루어져 영양이 잘 공급되니 살이 찌게 되는 것이다.
● 가벼운 운동 병행하면 금상첨화
살을 찌우는데 먹는 일에만 비중을 두는 것보다 몸을 따뜻하게 하여 세포의 활동이 왕성하도록 유도하고 (에너지 소모가 왕성해져서 배가 고파지니 밥을 많이 먹게 된다) 골고루 영양이 공급되도록 가벼운 운동을 병행하면 금상첨화이다.
다음 식사시간이 다가올 때 기분 좋은 허기증이 느껴지면 소화가 다 되어 음식을 받아들일 준비가 된 것이지만 만일 배가 고픈 느낌이 없고 밥 생각이 없다면, 반드시 식사 전에 제자리에서뜀뛰기를 해서라도 배를 고프게 한 뒤 밥상에 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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