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신장 방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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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학 육미섭생법/육미섭생법

17.신장 방광

신장과 방광을 영양하는 음식은 짠맛이 나는 음식입니다. 그러나 과도하면 심장과 소장이 허약해집니다. 이것이 오장육부의 상극 관계입니다. 신장과 방광이 허약해지면 신장 경락, 방광 경락에 문제가 발생하여 이와 관련된 부위에 통증이 생깁니다. 짠맛의 대표적인 음식은 소금과 간장입니다.

 

지구의 3/4은 물로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그렇듯이 소우주인 인간도 3/4은 수분으로 이루어져 있고, 또 지구전체 수량의 1/10 이 염분이듯 인체에도 적당한 소금기가 있어야 합니다. 응급환자가 병원에 가면 식염수를 공급하는 것도 이 때문이며 군대에 갔다 온 분들은 잘 알겠지만 행군할 때 필히 소금을 휴대하도록 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간에게는 소금이 절대로 필요한 것입니다. 생선도 소금에 절이면 썩지 않고, 한겨울 방화수 통에도 소금을 넣어두면 물이 얼지 않습니다. 그렇듯이 우리 몸이 굳지 않고 혈액 순환이 잘 되도록 도와주는 것이 곧 소금기입니다. 겨울 추위에 빙판이 된 도로도 소금으로 녹이듯이 우리 몸속의 피도 거의 물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적당한 염기가 있어야 유동성을 유지합니다. 그러나 빙판길을 녹인다고 소금을 너무 과하게 쓰면 아스팔트가 상할 수 있듯이 모든 것은 그 정도가 적절해야 합니다. 적절하다는 것은 대상에 따라 차이를 둔다는 뜻입니다.

 

세상 사람들이 대부분 믿고 받아들이는 통계라는 수치는 그저 평균치입니다. 그 통계는 조사 대상에 따라 큰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함부로 진리처럼 믿어서는 안됩니다. 이를테면 해안가에 사는 사람들은 공기 중에 염분이 섞여 있으므로 내륙에 사는 사람보다 소금 섭취량이 적어도 되고, 내륙에 사는 사람들은 그 반대의 식생활이 필요할 것입니다. 바다에 근접한 지역은 날 음식이 많고 내륙 지방은 소금에 절인 음식이 많은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렇듯 지역마다 다를 수 있는 사항들을 단지 전체적인 통계에 의존해서 도식적으로 의학에 접목시키는 것은 참으로 위험한 발상입니다. 그러나 만일 '현대인은 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심장병 환자가 많으므로 과도한 염분 섭취는 통계적으로 심장에 해롭다.'라고 한다면 충분히 수긍할 수 있습니다.

 

방광이 약한 사람은 소변이 자주 마렵습니다. 방광은 소변을 저장해두었다가 적당한 시기에 힘있게 배출하도록 수축과 이완이 잘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 기능이 원활치 못하면 소변이 자주 마렵고 또 보아도 시원치 않습니다. 배추를 소금에 절이면 금방 부들부들해지듯이 소금기가 있으면 연해져서 수축과 팽창이 잘됩니다. 반대로 염기가 없으면 유연성이 없어지니 몸속에서 수분이 원활히 돌지 않아 정체됩니다. 당연히 몸이 붓습니다. 신장과 방광이 허약하면 주로 종아리 부위를 중심으로 붓습니다. 그러나 몸 전체가 붓는 것은 신진대사가 안 되는 것이 원인이므로 심포와 삼초를 좋게 해야 합니다. 이렇듯 적당한 염분은 인체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데 반해 '소금은 해롭다', '자연산 소금은 불순물이 많아 약이 될 수 없다' 는 것이 통설로 널리 알려져 있고, 이 통설에 기묘한 방법으로 대응하여 개발한 것이 죽염입니다. 대야에 물을 담아 조개를 넣고 자연산 소금을 뿌리면 살아도 죽염을 넣으면 살지 못합니다. 자연에서 채취한 것을 입맛이 원하는 대로 섭취할 것을 재삼 권해 드리고 싶습니다.

방광 경락은 안쪽 눈초리 끝 정명에서 시작되므로 방광 경락에 이상이 있으면 눈이 빠질 듯 아프거나 눈에서 불이 나는 것처럼 아픕니다. 대체로 자궁 수술을 한 부인이나 다산 경험이 있는 여성이 많이 호소하는 증상입니다. 간장을 한 숟가락만 먹기 바랍니다. 즉시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또 이것이 머리 정중앙을 통과해서 정수리를 지나게 됨에 따라 이곳에 이상이 있으면 정수리에 통증이 생깁니다. 방광 경락은 뒷머리를 지나서 뒷목 주위에서 각각 두 줄기로 나누어져 네 줄기가 되어 내려갑니다. 시냇물이 좁아지면 막히기가 쉽듯, 짠 기가 부족하면 자주 막히게 되어 뒷머리가 아픕니다. 심해지면 머리가 희어지고 또 빠지기도 합니다. 뒷머리와 정수리 부위만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은 신장과 방광이 허약해서 그런 것입니다. 우리가 머리를 많이 사용하면 뒷목이 땅기는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뇌는 90%가 수분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뇌를 많이 사용하여 수분기가 발산되니 '입이 바싹바싹 탄다.'라고 표현합니다. 이때 당연히 수분기 속의 염기도 부족하게 되므로 뒷머리가 당기는 것입니다.

또 이 경락이 등 전체를 지나므로 이 경락에 이상이 있으면 당연히 등줄기가 아픕니다. 아침 일찍 산에 올라가보면 나무 등걸에 등을 부딪치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등을 100번 나무에 부딪치는 것보다 한 스푼의 간장이 더 효과적입니다. 이 경락은 다시 등을 타고 내려가다가 엉덩이 윗부분에서 꾸불꾸불 꺾어지는데, 이 때문에 엉덩이가 아픈 것입니다.

 

다시 엉덩이에서 양 쪽 허벅지 뒤쪽을 타고 내려가다가 오금에서 한번 더 꺾어지게 되므로 오금이 저립니다. 신장과 방광이 허약하면 겁이 많아지는데 등골이 서늘해진다거나 오금이 저린다는 말도 신장·방광과 관련이 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눈꼴이 시다는 말이 있습니다. 간이 허약하면 눈이 시리거나 눈물이 납니다. 또 비비 꼬면서 말을 하는 성격이 나타납니다. 즉 간을 자극해서 눈까지 시릴 정도로 비비 꼬여 보기 싫다는 말입니다. 간이 크다. 간덩이가 부었다는 말도 있고, 간 떨어진다는 말도 있습니다. 간이 크면 솔직하고 용감한 성격이 나옵니다. 쓸개 빠진 사람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은 사람, 즉 중심이 없는 사람을 말합니다. 쓸개가 나쁘면 결단력이 없어집니다. 염통에 털 난 사나이라는 속어가 있습니다. 염통 (심장)이 허약하면 쓸데없이 실실 웃기를 잘합니다.

 비위가 약하다. 또 좋다는 말도 있습니다. 이것저것 잘 받아들여 중화시킬만큼 성격이 좋다 나쁘다를 평가하는 말로 사용합니다.

 벨이 꼬인다는 말도 있습니다. 창자가 꼬일 만큼 자존심 상한다는 말입니다. 폐·대장의 기운이 큰사람은 자존심이 강합니다.

 심뽀(심포)를 고치라는 말도 있습니다. 심포와 삼초는 마음, 기분, 감정을 주관하는 장부입니다. 흥분되거나 긴장되면 온몸이 떨립니다. 전신에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하여 급격히 자율신경이 전신에 퍼져있는 경락에 기를 빨리 돌리기 때문입니다.

 

손에 땀을 쥔다는 말이 있습니다. 손은 심포·삼초가 지배합니다. 간장과 담낭의 정기는 부드럽게 하는 기운입니다. 그러나 허약하면 매사가 아니꼽고 지나치면 부르짖기를 잘하고 노하기를 잘합니다.

 

심장과 소장의 정기는 불처럼 퍼지는 기운입니다. 그러나 허약하면 소심해지며 부끄러움을 많이 타고, 지나치면 사생결단하여 불처럼 폭발합니다. 비장과 위장의 정기는 사려 깊고 신중한 기운입니다. 그러나 허약하면 근심 걱정이 지나치고, 지나치면 공상 망상으로 발전합니다.

 

폐장과 대장의 정기는 결실하는 기운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허약하면 슬퍼하고 염세적이며, 과하면 억압하고 남을 지나치게 긴장시킵니다.

 

신장과 방광의 정기는 참고 기다리며 저장하는 기운입니다. 그러나 허약하면 숨고 감추기를 잘하며 지나치면 매사에 반대하고 저항하는 성격으로 발전합니다.

심포와 삼초의 정기는 능수능란하고 다재다능한 기운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허약하면 부끄러움을 많이 타고 그것이 지나치면 남을 이간질하고 잔꾀를 부리게 됩니다.

 

즉, 이 모든 기운은 정기로서 제 역할을 할 때와 허약할 때, 또 지나칠 때 각기 다른 성격으로 표현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과하면 덜어내고 또 부족하면 보충해서 각 장부에 부족한 기를 보충해줘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오행의 조화가 원활하여 원만한 사람, 조화로운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계속해서 아래쪽으로 정강이를 타고 내려가므로 신장과 방광이 허약하면 종아리가 붓고 무다리도 생기게 됩니다.

 

방광 경락은 다시 발목 근처를 지나 복숭아 뼈에서 한 바퀴 휘감고 돌아나가기 때문에 발목이 자꾸 삐거나 뼈가 약해져서 잘 부러지게 됩니다. 우리 몸의 뼈는 신장과 방광이 주관합니다. 때문에 불임 수술이나 제왕절개 수술을 받았던지 또는 다산을 하여 신장과 방광이 약한 사람들이 대개 이 뼈가 약한 경우가 많습니다. 소금기가 부족하니 얼굴빛이 검어지고 하품을 잘합니다. 그런 경우 간장을 큰 숟가락으로 한 번만 마시면 전날 밤 잠을 잘 못 잤더라도 하품이 멈추게 됩니다. 하품을 한다는 것은 스스로 근골의 유연성을 가지려는 잠재능력의 작용이므로 즉시 해결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침을 흘리는 것도 소금기가 부족해서 침이 질겨져서 순환이 되지 않아 밖으로 흘러나오는 것입니다. 이런 아이는 당연히 밥맛이 없습니다. 산이 많이 나오게 하는 고소한 맛의 계란에다 역시 고소한 참기름과 진간장으로 간을 하여 적당한 소금기가 있는 김으로 싸서 밥을 주면 즉시 밥 한 그릇을 비우게 됩니다. 이럴 때 가장 좋은 음식은 간장에 삭힌 게장이 일품입니다.

 

방광이 허약하면 소변 빈삭이 되며 몸에서 지린내, 고랑내가 나는데 이것도 소금기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적당한 소금기가 있어야 벌레도 물지 않으며 균이 번식하지 못합니다. 냉대하, 성병 등의 부인병도 짠기가 보충되면 치유될 수 있습니다. 또 짠맛이 부족하면 원시나 근시가 되기도 합니다. 몸의 혈관과 세포는 추우면 오그라들고 더우면 늘어나는 것이 자연의 이치 이듯이 동공이 기준 온도보다 높으면 늘어나서 근시가 되고, 기준 온도보다 낮으면 오그라들어 원시가 됩니다. 모두 신장과 방광에 그 원인이 있습니다.

 

참고로 신장 투석을 하는 도중 눈알이 튀어나오는 중세도 음식으로 호전이 가능합니다. 짠맛이 부족하면 수분이 돌지 않아 당연히 몸의 유연성이 부족하고, 또 우리 몸의 뇌는 거의 물로 이루어졌으니 뇌 회전이 평시보다 떨어집니다. 그런 탓에 뇌가 굳어 생각이 고정되므로 자기 자신만이 옳다고 생각해 남의 말을 듣지 않고, 반대하고, 반항하고, 사사건건 저항하고, 개혁하고, 혁명하려고 합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에는 반드시 옳고 그름이 딱 부러지게 정해진 것이 없습니다. 시대와 상황에 따라서 과거에는 옳았던 것이 오늘은 그를 수 있고, 설령 오늘 옳았다 해도 내일은 그를 수 있는 것이 세상사입니다. 현재 사회가 무언가 못마땅하고 그릇된 점이 있다 해도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사람이 신장과 방광에 병이 들면 무조건 둘러엎으려고 하고, 되는 것을 안 된다고 하고 안 되는 것을 된다고 합니다. 남이 무엇을 하자고 하면 무조건 반대부터 하고 봅니다. 이러한 사람들은 또 겁이 많으며 공포증이 있습니다. 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때때로 타인에게 공갈 협박하는 것으로 표현됩니다. 또 도벽이 생기기도 합니다. 무엇이든 감추기를 좋아하여 남의 물건까지 감추려고 하는 것이 도벽으로 발전합니다. 이는 수기, 즉 겨울을 상징하고 동면하며 기다리는 기운이 지나친 경우입니다.

 

여성들 중에 매월 생리 주기만 되면 도벽이 생기는 사람도 있고, 출산이나 제왕절개 수술을 한 뒤에 성격이 변했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모두 신장과 방광의 문제이며, 곧 소금기의 문제인 것입니다. 이러한 모든 증상은 수기가 주관하는 계절인 겨울에 더 심합니다. 좋아하는 음식은 자신의 몸에 필요한 짠 맛 나는 음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