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 중에서 변절기는 부드럽고도 뜨겁고, 뜨겁고도 끈적끈적하고, 끈적끈적하고도 서늘하고, 서늘하고도 춥고, 춥고도 부드러운 각 계절 사이의 변화의 기운입니다.
이 기운을 인체에서는 심포와 삼초가 주관하는데, 심포와 삼초가 큰 사람은 얼굴에서 관자놀이가 튀어나와 있습니다. 이것은 상화의 기운, 즉 심포·삼초 경락이 관자놀이에 이르기 때문입니다.
심포·삼초 체질은 대개 불과 같은 성질을 가진 체질과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사죽공혈(관자놀이 부위의 혈)의 영향을 받아 눈썹이 많고 미릉골(눈의 눈썹 앞으로 튀어나온 부위)이 튀어나와 있으며 태양혈, 즉 양쪽 관자놀이 부위가 불룩하게 돌출한 사람을 말합니다. 옛날 도인의 그림을 보면 눈썹이 짙고 길며 하늘로 치솟아 있는 이유가 이것 때문입니다. 이런 변절기와 같은 생명력이 강한 체질은 앞서 설명한 다섯 가지 체질에 모두 적용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변절기와 같은 기운을 가진 사람은 변절기가 각 계절의 변화 중간에 위치하여 새로운 계절의 변화에 적응하는 힘이 좋듯이 각종 저항력이 강합니다. 저항력이 강하니까 정신적 충격에도 강하여 매사에 침착하고, 육체적 충격에도 강하여 중노동에 잘 견디고, 병균에도 강하여 병을 이기는 속도가 빠릅니다. 당연히 정력이 좋고 순발력도 좋습니다. 또한 상화의 기운은 오장육부에서 서로 도와주는 상생의 기운이고 서로 극해 주는 상극의 기운이므로 기와 혈의 순환이 좋습니다.
신진대사가 항상 순조로울 것입니다. 기혈의 순환이 좋으니까 항상 건강하여 다재다능하고 매사에 능수능란하고 때때로 천재적이며 신경이 예민하여 상대의 마음을 꿰뚫어 볼 수 있는 감각이 있습니다. 심보가 좋은 사람입니다.
그리고 변절기는 마치 대나무가 높이 길게 자라려면 중간 중간에 마디가 져야 하듯이 인간에게 있어서는 일생의 각종 고난에 비할 수 있습니다. 고난을 이겨낸 자는 더 큰 사람이 되지만 그렇지 못하면 자연에서 도태됩니다. 고난이 너무 많아도 죽도록 힘들겠지만 고난이 너무 없어도 생명력을 잃고 무력해지는 것입니다. 상화는 모든 만물의 죽고 사는 그 중간에 위치해 있습니다.
변절기와 같은 생명력이 있는 체질은 언론인, 상품을 매매하는 상인, 사람끼리 흥정을 붙이는 중개인의 적성에 맞습니다.
옛말에 심포·삼초는 수도출(水道出)이라고 하여 모든 만물은 이곳에서 나온다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