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심장과 소장을 주관하는 음식
단내가 난다는 것은 힘든 일을 하거나 땀을 많이 흘리면서 운동을 한 후 몸에서 나는 냄새입니다. 땀을 주관하는 심 · 소장이 힘이 들어 심 · 소장을 주관하는 음식이 필요하다는 내 몸 자율신경의 작동입니다. 심장이 주관하는 겨드랑이 및 극천혈에서 나는 암내도 단내입니다.
심장과 소장을 주관하는 음식은 쓴 맛, 단내 나는 맛입니다.
불내 나는 음식은 누룽지가 있습니다.
누룽지로 만든 숭늉은 소화가 잘 됩니다. 어떤 사람은 음식이 약간 탄 것을 좋아합니다. 또 어떤 요리는 일부러 불에 태우기도 합니다. 모두 불내 나는 맛이 필요한 사람에게 적당한 음식입니다.
쓴 맛의 대표적인 곡식이 수수입니다.
심·소장은 오행으로는 화에 속하고 오색으로는 빨간색입니다. 피는 빨간색이고 수수는 빨간색 수수가 가장 좋습니다. 쓴 맛의 곡식은 수수 이외에는 별다른 곡식이 없습니다. 자연에 쓴 맛이 부족하니 사람이 쓴 맛을 필요로 하게 되어 차와 더불어 커피가 지구상에서 가장 잘 팔리는 기호 식품 중 하나가 된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자몽의 알맹이는 한알 한 알이 마치 핏방울처럼 생겼습니다. 또 색깔은 빨갛습니다. 잘 익은 자몽일수록 껍질이 노란색보다도 붉은 색깔을 띠게 됩니다. 또 쓴 맛의 톡 쏘는 맛이 특이합니다. 심장을 주관하는 대표적 과일로 자몽을 꼽는 이유입니다.
살구가 쓴 맛이고 은행이 쓴 맛입니다.
쓴 맛의 약초로는 영지가 있습니다. 영지는 신령스러운 약초로 한방에서 주로 사용합니다. 쓰고 뜨거워서 심장을 뜨겁게 하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습니다. 시고 뜨거운 약은 유황입니다. 달고 뜨거운 약초는 인삼입니다. 맵고 뜨거운 채소는 고추입니다. 짜고 뜨거운 약은 녹용입니다.
근대가 대표적인 쓴 맛의 약초이고 상추가 쓴 맛입니다.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떨어지고 모든 생물이 다 죽어버린 뒤 그 자리에 제일 먼저 싹을 틔운 것이 쑥입니다. 흔히 쑥대밭이라는 표현을 하기도 하는데, 그런 황무지에서 쑥만 살아남았으니 그만큼 생명력이 강하다는 뜻입니다. 그 생명력을 불에 달구어 기화시켜, 즉 기로 변화시켜 인체의 경혈 속으로 자극을 주는 것이 쑥뜸요법입니다. 자연의 강인한 생명력을 인위적으로 불에 달구어 열과 에너지로 변화시켜 인체로 주입시키는 방법입니다. 단군 신화에 곰이 쑥과 마늘을 100일 동안 먹고 사람으로 환생했다는 이야기가 있으니 이는 쑥이 곰을 사람으로 변화시킬 만큼 강한 생명력을 지니고 있다는 표현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두 뿌리만 캐어도 대바구니가 넘치는 심심산천에 백도라지가 아니더라도 도라지는 쓴 맛입니다.
한방에서는 질경이란 이름으로 불립니다. 동의보감에 도라지는 돼지고기와 어울리지 않으니 같이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하였습니다. 돼지고기의 짠맛이 도라지의 쓴 맛을 극한다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씀바귀, 고들빼기가 아주 쓴 맛입니다. 쓴 맛이 필요 없는 사람에게는 매우 쓰지만 심장이 허약한 사람에게는 씀바귀, 고들빼기김치의 맛은 아주 일품입니다. 말만 들어도 침이 넘어갑니다. 소화를 잘 시키는 데 도움을 줍니다.
익모초는 말 그대로 어미를 돕는 약초입니다. 산모는 아이를 낳을 때 하혈을 많이 하고 또 아이를 만들기 위해서는 피가 많이 필요합니다. 익모초는 쓴 맛으로 심·소장을 보해주어 피를 만드는 것을 돕습니다. 여성의 생리는 피와 관련이 있는 증상이고 또 피는 심장과 소장의 직접적 지배를 받습니다. 익모초는 월경 주기가 너무 짧은 경조 증상, 너무 늦어지는 경지 증상, 월경이 불규칙한 경란 증상이 있을 때는 물론이고 생리통에도 좋은 식물이라고 동의보감에 언급되어 있습니다. 한여름에 더위를 먹었을 때 익모초 즙을 내어 마시면 더위를 이길 수 있습니다. 쓴 맛은 심장을 주관하고 익모초의 시원한 기가 심장의 열을 식혀줍니다. 또한 각종 산나물이 쓴 맛입니다. 산나물은 혈액 순환을 도와줍니다.
육류로 대표적인 것은 염소입니다.
염소는 산모의 보혈제로 사용합니다. 염소는 성질이 급해서 들이 받기를 잘합니다. 양을 키우는 유목민들이 방목할 때 염소 몇 마리를 섞어서 방목합니다. 염소는 용감해서 늑대나 승냥이가 침입할 때 양 떼를 방어합니다. 심장이 허약한 사람은 성질이 급하여 불같이 폭발하기를 잘합니다.
동물의 염통이 역시 사람의 심장과 소장을 주관합니다. 선짓국이 심장에 좋습니다. 술은 쓴 맛에 해당합니다. 심장에 영양이 필요한 사람이 술을 찾게 됩니다. 평상시 소심, 즉 심장이 허약한 사람이 대범해집니다. 또 선짓국과 함께 술을 먹으면 술이 잘 안 먹히고 빨리 취합니다. 술의 쓴 맛이 들어갈 자리를 선지의 쓴 맛이 미리 채웠기 때문입니다. 술에 취하지 않으려면 화극금이라 했으니 매운맛을 보충해주고 짠맛으로 수극화를 시켜 지나친 화기, 즉 심 · 소장의 기를 누르게 하면 됩니다. 해장국이 맵고 짠맛입니다. 여기다 심포, 삼초를 돕는 담백한 콩나물국은 해장국으로 최고입니다. 멕시코에는 유명한 '데낄라'라는 술이 있습니다. 한국의 소주와 비슷한 맛입니다. 이 술을 먹을 때 소금을 안주삼아 먹습니다. 독한 술의 화기를 소금의 수기로 억제하는 예입니다.
참새가 쓴 맛입니다. 흔히 참새가슴 같다고 합니다. 심장이 약하여 잘 놀래는 사람을 표현하는 말입니다. 칠면조도 쓴 맛이고 메뚜기도 쓴 맛입니다. 심장이 나쁜 사람은 성질이 급해 파닥파닥 뛰기를 잘합니다. 역시 불과 같은 기운의 작용이 지나친 경우입니다.
우리는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깁니다. 성질 급한 염소나 심장이 약한 참새 또 파닥파닥 뛰기를 잘하는 메뚜기를 먹으면 왜 심장을 영양 한다는 건가 하는 의문입니다. 이해하기 쉽게 예를 들어 설명하는 것이 때로는 과할 때도 있습니다. 이해를 위한 자료로만 사용하는 게 낫습니다. 한 예로 고기가 좋다고 하는데, '고는 높을 고(高) 자고 기는 기운 기(氣) 자라 곧 고기는 좋은 것이다'라는 식으로 해석하는 것은 좀 어색합니다.
음식은 색깔과 생긴 것을 분별하는 눈으로 먹지 않고, 소리를 듣는 귀로 먹지 않으며, 생각하는 머리로는 영양가를 분별할 수 있으나 머리로 먹지 않고 입으로 먹는 것이기에 입맛대로 먹어야 하는 것입니다. 즉 염소가 쓴 맛이고, 참새와 메뚜기도 쓴 맛이기에 쓴 맛은 화의 기운으로 심장과 친화성이 있는 기운이라 심장을 주관하는 것입니다. 앞서의 설명은 그 맛을 설명하기 위한 방편이지 진리는 아닌 것입니다. 이것이 음식을 먹는 기준이 맛이 되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또 그래서 그 근본 기준이 되는 맥을 알아야 하고 맥대로 처방해야 하는 것이 후학들이 골수에 새겨야 할 진리인 것입니다.
술은 쓰기도 하면서 발효를 시킨 것이라 신진대사를 도와줍니다. 신진 대사는 심포·삼초가 관장합니다. 술을 먹으면 신진대사를 도와주어 심포·삼초를 돕습니다. 현대 의학에서 하루 한 잔 정도의 적당한 음주는 심장 질환의 위험을 경감시킨다고 합니다. 타당한 설명입니다. 그러나 밖에서부터의 공급이 지나치면 스스로 신진대사 기능이 약해져 몸이 점점 무력화됩니다. 그래서 한잔 술은 명약이나 두 잔 술은 해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모든 약초를 술에 담가 먹는 이유도 설명이 됩니다. 또 술은 신진대사를 도와 약이 전신에 골고루 돌아갈 필요가 있을 때 사용됩니다. 곰쓸개를 먹을 때도 술과 함께 먹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러시아는 보드카가 유명합니다. 날씨가 추우니 심장이 더욱 활동을 많이 해야 합니다. 보드카를 먹으면 열이 납니다. 이렇듯 한잔 술은 혈액 순환을 돕는 데 기가 막힌 효과가 있는 것입니다.
자장면을 만들 때 사용되는 자장이 쓴 맛이 강합니다. 자장면의 면발이 시고 자장은 써서 흔히 시고 쓴 맛이 필요할 때 자장면은 좋은 음식입니다. 어떤 분이 어렸을 때 알 수 없는 병에 걸렸는데, 병원에서 도저히 고칠 수 없는 병이란 진단을 받고 집에서 죽을 날만 기다렸다고 합니다. 그분의 엄마가 너무나 자식 보기가 딱해 마지막 소원이나 들어주고 싶은 생각으로 '너 무엇이 먹고 싶으냐'라고 물으니 자장면이 먹고 싶다고 했답니다. 엄마는 곧 그 아이에게 자장면을 사주었고, 그 아이는 지금 건강한 어른이 되어 생활하고 있습니다. 지나친 비약인지 거짓인지는 여러분의 판단에 맡깁니다.
차류 중 대표적인 게 커피입니다.
커피는 쓰기도 하고 또 떫은맛도 같이 있어 심포·삼초의 기능을 강화시켜 신진대사를 돕습니다. 모닝커피는 일품입니다. 위장이 허약한 사람은 설탕을 많이 넣으십시오. 몸에 기름기가 많은 사람은 우유를 넣지 않은 블랙이 좋겠습니다. 서양 사람은 블랙커피를 즐겨 마십니다. 고기가 주식이 아닌 동양 사람은 우유를 넣어야 합니다. 우유를 넣어야 위장이 상하지 않습니다. 커피는 기호 식품입니다. 즉 맛있게 먹는 게 주목적입니다. 무턱대고 서양식으로 따라해서 블랙커피를 즐길 것이 아니라 입맛대로 드시기 바랍니다.
홍차는 쓰기도 하고 떫기도 합니다. 중국 사람들은 차를 즐겨 마십니다. 그래서 살찐 사람이 별로 없고, 성인병 환자가 많지 않다고 합니다. 그러나 쓴 맛이 지나치면 폐·대장을 상하게 합니다.
곡식은 사계절의 정기를 모았기에 우리 몸의 오장육부의 조화를 이루는 데 도움을 줍니다. 야채는 사계절의 정기 중 한 계절만의 정기가 모여 있습니다. 이것을 오래 보관하여 다른 계절에도 먹을 수 있게 만든 것이 차입니다. 또 오래 보관하여 발효를 시킨다면 더 좋은 차가 될 것입니다. 발효차는 오래 보관될수록 명품으로 치고 값을 비싸게
받는 이유입니다. 중국의 보이차가 대표적입니다. 차는 정신을 맑게 한다고 해서 절에서 스님들이 많이 애용하십니다. 신진대사를 잘 시키니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고기를 안 먹는 스님은 위장을 조심해야 할 것입니다. 또 오신채를 금하는 스님은 몸이 너무 퍼져서 각종 피부병에 시달릴 수 있고 성격이 염세적으로 변할 수 있으니 주의할 일입니다.
설록차, 영지차, 쑥차, 초콜릿이 쓴 맛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