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의학 육미섭생법/육쾌하게 먹어라

변비 음식과 운동으로 뚫는다

황금시대생식 2023. 2. 15. 16:18

"일주일이 넘었는데도 '큰일'을 못 봐서 큰일이에요."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해도 변을 보지 못해 이제는 밥 먹는 것조차 겁이 난다는 농협 아가씨는 얼굴이 까맣게 타 들어간다. 속이 더부룩한 건 말할 것도 없고 아랫배에 가스가 차서 언제 어디서 실수하지 않을까 조심스럽다.

싱크대나 하수구의 물도 시원스럽게 빠져나가지 않고 자꾸 막히면 답답한데, 하물며 우리 몸의 배설이 원활하지 못하면 그보다 더 답답한 일이 또 있을까 싶다.

변비야말로 만병을 일으키는 주범이라고 본다. 심하게 말해서 '통하면 살고 막히면 죽는다'라고 할 수 있다. 변비에 걸리면 대장의 통로가 막혔으니 전체적인 몸의 기혈 순환이 순조롭지 않다. 우리 몸은 기본적으로 심장 박동의 리듬에 따라 쉬지 않고 신진대사가 이뤄져야 건강한데 그 순환이 대장 부위에 정체되어 빠져나가지 않으니 생명 순환의 리듬이 깨져 각종 병의 원인이 된다. 특히 대변을 이루는 음식 찌꺼기와 유해 가스가 대장 벽의 세포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쳐 염증이나 용종, 대장암을 유발할 수도 있다.

시중에 나와 있는 변비 치료제나 보조식품들이 요란한 광고를 하며 '변비 비켜!" 하고 큰소리 떵떵 치지만 그때뿐인 것을 경험해 봤을 것이다. 그런 일시적인 '특효약'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저하되어 있는 우리 몸의 생리작용을 음식과 운동으로 활발하게 하여 변비를 근본적으로 해소시켜야 한다.

그날 볼일을 못 보았으면 잠자기 전까지는 꼭 보고 잔다는 다짐으로,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터득하는 것이 하루하루를 막힘없이 건강하게 사는 비결이라고 강조하고 싶다.

 

현대병이 된 변비, 왜 생기는 걸까?

현대인들은 바쁘게 뛰어야 하는 생활에 리듬을 맞추다 보니 느긋하게 볼일을 봐야 할 단 몇 십 분도 놓쳐 버리기 일쑤다. 출퇴근시간의 교통체증으로 도심이 마비되는 것만큼이나 한 사람의 뱃속 체증이 심각할 수 있다. 변비 때문에 삶의 질이 저하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변비는 왜 생기는 걸까? 첫째, 운동 부족을 가장 큰 원인으로 들 수 있다. 운동이 부족하니 장이 움직이지 않아 변이 빠져나가지 못하는 것이다. 둘째, 스트레스로 인한 긴장도 문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자율신경이 압박을 받아 기가 억눌리므로 신진대사가 순조롭지 못하게 되니 배설 기능에도 제동이 걸려 변비가 생기는 것이다. 셋째로 자연 음식이 아닌 인스턴트식품이나 약품 그리고 다량의 조미료 섭취로 인해 대변이 발효가 안 되는 경우다. 뱃속이 냉한 것도 한 원인이 된다. 속이 냉하면 순환 장애가 생기고, 혈액과 세포도 약간 굳게 된다. 자연히 대장 세포도 굳을 테니 변을 이동시키지 못하고 담아놓게 되는 것이다. 이 밖에 찰기가 있는 음식도 변비를 유발한다.

이제 원인을 알았으니 해답도 보인다. 변비 때문에 죽겠다고 가만히 앉아만 있을 것이 아니라 운동을 하여 기혈을 순환시키면 몸은 자연히 따뜻해질 것이다. 그러면 변이 자연스럽게 밖으로 나오게 마련이다. 또 스트레스를 안 받을 수는 없겠지만 마음에 여유를 되찾고, 바쁘더라도 인스턴트 음식보다는 자연식을 챙겨 먹는 것이 변비 탈출의 첫걸음이다.

 

체질과 체형에 따른 음식과 운동 처방

변비를 해결하는 데에도 자신의 체질이나 체형을 고려해 그에 맞는 음식과 운동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자.

 

● 마르거나 표준 체형의 경우

마른 체형이나 표준 체형을 가진 사람은 대체적으로 살과 근육이 부드럽지 않고 단단하다. 따라서 대장의 세포도 유연하지 않을 것이니 연동 운동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신맛과 짠맛의 음식을 따뜻하게 먹으면 세포가 유연해지면서 변통(便通)이 부드러워져 변비가 쉽게 해결된다.

그러나 매운맛이나 단맛의 음식 또는 찬 음식을 먹으면 근육과 세포가 더 긴장되고 굳기 때문에 변비가 심해질 수 있다.

 

● 신맛과 짠맛의 음식을 따뜻하게 먹는다.

• 레몬즙을 넣은 차나 다시마를 끓인 물에 소금을 티 스푼으로 1숟가락 넣어 차처럼 하루 3회 마신다. 오렌지 주스나 요구르트를 약간 따뜻하게 데워 소금을 티 스푼으로 1숟가락 넣어 하루 3회 마시는 것도 방법이다.

• 신맛이 나는 닭고기국에 잘게 썰은 다시마를 듬뿍 넣고 소금 간을 짭짤하게 하여 하루 2~3회 먹으면 효과가 크다.

• 날달걀에 참기름과 소금 약간을 넣어 먹고 따뜻한 물을 마신다.

• 진간장에 참기름을 타서 반 종지 정도 마시고 따뜻한 물을 마신다.

• 올리브 기름이나 참기름을 티스푼으로 2숟가락, 소금 1숟가락을 넣어 먹는다.

• 따뜻한 물에 식초를 타고 흑설탕도 약간 넣어 마신다.

 

Tip. 10분 운동으로 배변을 원활하게

음식을 먹는 것이 변비 해소에 도움이 되지만 무엇보다 운동을 해야 변비가 근본적으로 해결된다. 음식은 일시적인 방법이고, 몸을 움직여 근육과 세포를 튼튼히 하고 기운이 돌게 하여 오장육부의 기능을 활성화하는 것이 건강에 좋다. 그러니 변비에 좋은 음식을 먹으면서 10분이라도 다음의 운동을 해보면 효과를 두 배로 느낄 수 있다.

 

• 배변을 볼 때 뒷목 부위를 호흡과 함께 천천히 꾹꾹 눌러 기혈을 풀어 주고 깊은숨을 들이쉬고 내쉬면서 목을 천천히 좌우로 5번씩 돌린다.

• 평소에 신장과 방광이 좋지 않아 허리가 굳거나 아프고 종아리가당기는 사람은 종아리와 허리의 잘록한 부분을 호흡과 함께 두드리거나 힘 있게 꾹꾹 누른다.

• 배변 전에 양다리를 어깨 넓이로 벌린 상태에서 기마 자세를 한 채양손을 단전에 댄 후 숨을 깊이 들이마시면서 아랫배를 불렸다가 다시 천천히 내쉬면서 아랫배를 들이기를 10~20번 숫자를 세어가며 한다. 이때 한 손으로 뒷목을 꾹꾹 누르면 효과가 빠르다.

 

● 통통하거나 뚱뚱한 체형의 경우

통통하거나 뚱뚱한 체형을 가진 사람은 대체적으로 살과 근육이 부드럽다. 반면 탄력성은 적어서 대장 세포도 긴장감이 없다. 이러한 경우에는 음식을 달고, 맵고 짜게 먹어야 도움이 된다. 달고, 맵고 짜게 먹으면 세포가 긴장되면서 적당히 유연해지므로 대장에 탄력이 생겨 연동운동이 원활해져서 변비가 해소된다.

그러나 신맛의 음식을 많이 먹으면 대장은 더 힘이 없어지고 얼음물이나 찬 음식을 먹으면 세포나 기름기가 굳게 되어 변비가 더 심해질 수 있다.

 

● 달고 맵고 짜게 먹어 대장을 탄력 있게 만들어라

• 변비에 좋은 음식으로 생강차나 다시마차에 소금을 티스푼으로1숟가락 타든 지, 소금을 조금씩 따로 먹든지 해서 하루에 3회 마신다.

• 따뜻한 물에 올리브기름, 참기름, 들기름 중 한 가지를 밥숟가락으로 2술가량 넣고 소금을 약간 타서 마신다.

• 오징어국에 무, 콩나물을 넣고 다시마도 듬뿍 넣어 1일 2회 정도 먹어도 좋다. 또는 양배추, 다시마, 멸치를 넣고 짭짤하게 끓인 물을 하루 3회 정도 마시면 효과를 본다.

 

● 살이 찐 사람일수록 운동은 필수

살이 쪘거나 뚱뚱한 체형의 사람이 변비를 근본적으로 없애려면 음식 섭취에 앞서 반드시 운동을 해야 한다. 여기서는 간단하면서도 효과가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 배변을 볼 때 뒷목 부위를 힘있게 누르되 숨을 길게 내쉬면서 천천히 누른다. 역시 대장 부위도 숨을 '후~후~ 내쉬면서 천천히 꾹꾹 누른다. 허벅지와 무릎도 똑같은 방법으로 호흡과 함께 꾹꾹 눌러 자극을 준다.

• 배변 전에 양 팔을 머리 위로 들고 무릎을 많이 굽힌 뒤 몸을 좌우로 돌리되 호흡에 맞춰 천천히 10번 이상 해서 복부와 허리의 기혈을 풀어준다.

• 또 다른 동작으로 어깨너비로 양다리를 벌리고 무릎은 약간 굽혀 기마 자세를 한다. 그리고 손바닥이나 살짝 주먹 쥔 손으로 천천히 배와 허리를 두드리되 동시에 '호-호' 하며 짧게 숨을 내쉰다. 몸이 원활해질 때까지 10분 이상 계속한다.

 

간단한 동작들이지만 정신을 집중해서 정성껏 하면 자신의 마음과 대장과의 끈을 잇는 훈련이 된다. 이렇게 단련하면 나중에는 아침에 일어나 화장실에 갈 때마다 자율신경이 스스로 움직여 대장을 자극해 본인이 마음먹은 대로 볼일을 볼 수 있는 수준까지 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