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물과 같은 성질을 가진 체질

우주에서 물의 성질은 겨울 날씨와 같이 추운 기운입니다.

겨울날 꽁꽁 얼어붙은 땅과 같이 추운 성질로 만물을 동면하게 하는 기운입니다. 이 기운은 밑으로만 내려가고 스미며 퍼지는 기운으로 인체에서는 신장과 방광이 주관하는데, 신장과 방광이 다른 장부에 비하여 큰 사람은 수기가 다른 장부의 기에 비해서 강한 사람입니다. 물과 같은 성질을 가진 체질은 얼굴 모양이 삼각형을 세워놓은 것과 같이 턱(귀밑 부위)이 넓고 이마가 좁은 사람입니다. 그것은 물의 기운이 아래로 넓게 퍼지기 때문입니다.

 

물과 같은 성질이라는 것은 추운 성질이고 겨울의 성질입니다. 추운 겨울에는 다음 해를 위하여 동면해야 하듯이 웅크린 채 나서지 않고 모든 일을 참고 견디며 내성적이고 뒤로 한발 물러서서 기다립니다. 이것을 지구력이 있다. 끈기가 있다고 표현합니다. 끈기는 때로는 저축하고 아끼고 저장하기를 좋아하는 성격으로 발전합니다. 또 물은 흙 속을 헤집고 다니며 고정된 것을 연하게 하듯이 기존 질서를 이완시키고 새로운 것을 연구 개발하여 건설적인 의견을 제시합니다. 기존에 불편한 것을 새로 개발하기 위하여 연구하고 기계를 다루는 일을 좋아하며 과학적입니다. 또 물이 흙속으로 스며들어 이완시키듯이 이쪽을 이완시키고 저쪽을 분해시켜 서로 타협점을 찾을 수 있게 항시 중개하는 역할을 합니다. 신장·방광이 좋으니까 생식 능력도 좋아서 자식 욕심이 다소 많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정력이 다소 세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길면 만물이 다 얼어 죽듯이 발산하는 기운이 부족하기 때문에 음침하고 속마음을 잘 드러내지 않고 다소 엉큼합니다. 또 기존의 질서를 자꾸 개혁하려고 하고 새로운 의견을 계속 제시하여 무조건 반대하는 것으로 오해받을 수도 있고 협동이 잘 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사람은 화려한 예술가로서는 부족하고 새로운 질서를 제시하고 새로운 것을 연구 개발하고 발전시키기를 좋아하므로 과학자, 수학자, 기술자가 적성에 맞을 것입니다.

그래서 옛말에 신장과 방광은 기묘출(技妙出)라고 하여 기획력은 신장과 방광에서 나온다고 했습니다.